지난 12월 아이들과 함께 숲에다 우유곽으로 만든 새 모이통을 달아놨습니다. 그 안에는 땅콩, 현미, 검은콩, 귀리 등등을 넣어놨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달 후 아이들과 함께 달아 놓은 모이통에 먹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거의 다 먹었는데 모든 통마다 검은콩만 남았네요. 오잉? 콩을 싫어하나?
그래서 이번엔 지난번과 비슷하게 하면서 검은콩을 빼고 노란콩을 넣어놨습니다. 역시나 한 달 후 다시 가서 확인해 봤더니 다 먹고 노란콩만 남았네요. 거참 정말 콩을 싫어하나보다. 그래서 아는 분께 여쭤봤습니다. 새들이 콩을 싫어하나봐요? 여러가지를 담아놨는데 딴건 다 먹었는데 콩남 남겼어요. 그랬더니 싫어하기보단 너무 커서 안먹는거 아닐까 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게 된게 이렇게 새들용 상을 차려 봤습니다.
대체 새들이 좋아하는게 뭐고 또 정말 콩을 안먹는지...
장소는 겨울철만 되면 사진 찍는 분들이 새 사진 찍는다고 땅콩을 잔뜩 풀어서 새를 유인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몇년동안 이 곳에서 애들과 숲체험을 하면서 보니 겨울철 되면 사진 찍는 분들이 거의 매일 북적 북적대며 새들한테 먹이를 준 통에 훈련된 애들처럼 먹이만 갖다 놓으면 순싯간에 다양한 새들이 오더군요. 그래서 새를 유인하기는 쉬웠습니다.
새들을 위해서 준비한 것은,
1 검은콩 2. 으깬 검은콩(검은콩이 너무 커서 못먹나 해서) 3, 노란콩, 4. 팥, 5. 녹두 6. 알 땅콩 7. 피 땅콩(껍질 안벗긴거) 8. 현미, 9. 보리차용 볶은 보리 10. 팝 수수(수수 튀운거),
집에 있는걸 갖고 가느라 새들의 식성을 별로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
밑을 평평하게 하고 조금 거리를 두고도 잘 보려고 바닥에 종이를 깔고 그 위에 모이를 넣어놨는데 종이가 미끄러워서 새들이 한번 날아오면 모이들이 흩어지고 그러다 결국 바람이 밥상을 걷어차 버렸습니다. ㅜ.ㅜ
그래서 밥상 없이 그냥 바닥에 섞인 모이들을 대충 분류해서 관찰했습니다.
결론은,
대부분 습관이 들어서인지 알 땅콩이 먼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후 현미가 사라지고 피땅콩은 곤줄박이와 박새가 가져가네요. 확실히 곤줄박이는 땅콩을 젤 좋아하긴 하나 봅니다. 알땅콩이 사라지고 난 후 다음으로 선택하는게 피 땅콩이였고 박새는 피땅콩이랑 현미랑 비슷 비슷하게 가져갔고 동고비는 땅콩 이후에 현미를 집중 공략하네요.
나머지 콩 종류나 팥 녹두는 거들떠는 보는데 한번 집었다가 도로 뱉는거보면 그닥 선호하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뭐 먹을거 없을때는 또 모르죠. 워낙 그날도 사진사들이 사진 찍는다고 20여분쯤 와 있어서 이미 먹을만큼 먹은 애들이라 입맛에 맞는거만 먹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콩이 너무 커서 안먹는건가 해서 검은콩,노란이랑 팥 등등 으깬것도 넣어놨지만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볶은 보리랑 팝수수 또한 별로 좋아하지 않나 봅니다. 직박구리가 한번 먹긴 했는데 다른 새들은 먹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번 구운 보리를 한번 먹어봤습니다. 약간 쓴맛?.. 그래서 안먹나 싶었습니다.
다음에 하면 새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을 좀 더 챙겨서 제대로 한번 해봐야 되겠습니다. 올 추위가 가기 전에 다시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요.
협조 해 준 새들 : 진박새, 박새, 쇠박새, 동고비, 곤줄박이, 직박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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