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저 온도 18도, 최고 온도 31도.
아침 6시 30분 즈음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불과 20일 전만해도 5시 좀 넘어서 들렸고 열흘전까지만해도 6시 전부터 들려왔던 것 같은데 혹시 날씨가 흐렸나 하고 밖을 보니 하늘은 맑다. 아침 소리가 달라졌구나 하고 말았는데 8시 조금 넘어서 참매미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바깥 온도를 보니 23도라고 되어 있고 오늘 최저온도가 18도, 최고 온도가 31도임을 확인했다.
맞다! 매미를 포함해서 곤충들은 각자 최적의 활동 온도가 있었음을 다시 상기하면서 동시에 아니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최저 온도가 24~5도였는데 단 며칠 사이에 이렇게 낮아지다니 새삼 놀라웠다. 새벽에 매미 소리가 안 들린 것은 아침 온도가 낮아져서 였고 어느정도(23~24도?) 온도가 올라가니 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전에 근 한 달만에 까치산을 찾았다.
그동안 너무 더워서 꼼짝하는 것이 싫어 안갔더니 그게 벌써 한 달이나 되어버렸다.
숲은 매미 소리로 가득하고 새는 별로 안보이다가 간혹 나무 위에서 박새 비스무리한 새들의 움직임이 보일뿐이다.
그럴 시기이니 그러려니 한다.
바닥엔 도토리거위벌레가 잘라 놓은 도토리 달린 참나무 가지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다.
한 여름 땡볕 더위가 가니 산책 나온 사람들도 간간히 보인다.
그래도 왔으니 열심히 새를 찾아 보는데 드디어 새의 무리를 찾았다.
물까치들 육아 마을이라도 되는 듯 나무 위에서 올해 태어난 새끼들이 깩~깩 거리머 먹이달라는 모습이 보인다. 한두 마리가 아니고 제법 된다. 6월경 이소한 애들은 이제 스스로 먹이 찾아 먹을때가 되었을텐데 아마 이소한지 얼마 안된 새끼들 같다. 작년에도 느꼈지만 물까치는 무리지어 육아하는것 같다. 어쩌면 한, 두 둥지에서 나온 새끼 여러마리를 첫번째 번식한 애들이 육추를 도와주기 때문에 더 많은 것 처럼 보일 수 있기도 해서 뭐라고 딱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분위기는 공동육아 마을?
잠시 공동 육아마을(?) 물까치들을 보다 내려오니 드디어 그 외 다른 새들 무리를 발견했다. 까치산에 새들이 다 여기 모였나 싶을 정도로 여러 새들이 보였다. 쇠박새, 박새, 동고비, 오목눈이, 붉은머리오목눈이, 까치. 그외 주변에 꾀꼬리, 딱다구리, 멧비둘기 소리도 들려온다.
아까시나무 구멍에 동고비와 쇠박새가 들락거린다. 벌써부터 둥지 구멍을 찾는건 아닐텐데 저 안에 뭐 먹을거라도 있는건가 싶다. 아니면 정말 벌써부터 다음 둥지 구멍 후보지를 물색중인 복부인(?)새들인건지??? 설마.. ^^
동고비와 쇠박새가 들락거리고 난 후 근처에 오목눈이 무리가 나타났다. 설마 너도 구멍 들락거리기??? 했는데 오목눈이는 그냥 근처 나뭇가지에 잠시 앉았다 무리지어 나뭇잎 사이를 들락거리는 것으로 대치.
나무 윗쪽에서 동고비, 박새, 쇠박새, 오목눈이가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아랫쪽 관목에선 붉은머리오목눈이 무리가 개나리 잎 사이 사이를 뒤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작은 애벌레를 낚아채는 모습도 보이고. 그 와중에 어려 보이는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열심히 나뭇잎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 봄~여름에 걸쳐 나온 애들이 이제 슬슬 스스로 먹이 활동하는 시기가 된건데 짠하다. 부디 고양이를 포함한 다른 큰 동물한테 걸리지 말고 잘 견뎌 이 숲의 일원으로 잘 살아가길 바란다.
숲 여기 저기 애기세줄나비가 펄렁 펄렁 날개짓 하는 모습이 보인다.
여름도 깊어간다. 늦 더위라는 것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 여름은 지나가서 이제 슬슬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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