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면서 까치산에 새 먹이통 달아줘야지 했는데 벌써 한 겨울이 되어버렸다. 더 이상 미루면 안되~!! 그래서 어제 우지랑 견과류를 이용해서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 놓은 버드 케익과 앵무들이 먹고 남긴걸 모아 놓은 혼합 잡곡을 챙겨 까치산으로 갔다.
어디다 달까?
장소는 약수터 근처가 좋을듯. 적당한 나무를 찾아 달아줬다.
버드 케익을 담아 놓을 적당한 통이 없어서 다이소에서 세면 도구 올려 놓는 용도로 파는 것을 사다 약간의 개조했다. 철판을 잘라 위에 뚜껑을 달아 주는 정도의 작업인데 이렇게 해야지 덩치 큰 새나 청설모가 한꺼번에 물고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저 빨간 노끈.. ㅠ 비주얼이 쫌 그렇네.. ^^
집에서 키우는 앵무들한테 먹이를 주면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만 먹고 안 먹는건 계속 먹지 않고 남깁니다. 거기다 껍질은 그대로 있다보니 다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확인이 안되서 다 먹든 안먹든 하루에 한 번씩은 먹이통을 갈아줍니다. 그렇게 먹고 남긴 것을 모아뒀다 겨울에 이렇게 줘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달아 주고 잠깐 숲 한 바퀴 돌았습니다.
올해 들어서 첫 동네숲 산책입니다.
동네 숲에서 때까치가 오래간만에 모습을 보이네요.
한 동안 안보여서 딴데 갔나 어찌 됐나 궁금했는데 제 눈에 안 띄었을 뿐 잘 살 고 있나 봅니다.
나무 두드리는 소리 쫓아 나무 위를 보니 큰오색딱다구리가 열심히 삭은 나무를 쪼고 있었습니다. 겨울 숲의 딱다구리 나무 쪼는 소리 참 좋습니다. 살아 있는 숲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까치가 낙엽을 뒤지더니 뭔가 먹을걸 찾은 모양입니다. 열심히 뒤지다 총총 걸음으로 나무 더미 위에 올라간 뒤에 보니 부리에 뭐 물었네요. 뭘까 궁금... :)
노랑턱멧새가 풀 숲에서 뭔가를 먹고 있습니다. 뭐 먹고 있을까 궁금해서 잠깐 지켜본 결과 서양등골나물과 쇠무릎 씨앗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노랑턱멧새가 너무 귀여워 아들한테 얘 귀엽지 않니 했더니 귀엽긴 한데 얘 보니 생각나는 캐릭터 있다구... 누구냐고 물었더니 보여준게 아래 그림. 몬스터 주식회사의 로즈! 그럴듯한데 귀요미가 이렇게 망가지는군요. ^^
쇠박새도 가까이서 뭔가를 찾고 있습니다. 풀씨 같은걸 찾는 모양인데 문득 가방에 아까 먹이통에 넣어 주고 남은 혼합 곡식이 생각났습니다.
노랑턱멧새랑 박새들이 뒤적였던 나무 위에 새 모이를 올려놔줬습니다. 이렇게 올려 놓고 가면 알아서 찾아 먹겠지요?
딱새도 먹이 찾느라 분주합니다. 관목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 중. 그 안에 뭐가 있나 봅니다
동네 숲 한바퀴 돌고 먹이통 달아 놓은 곳으로 와보니 쇠박새 한 마리가 들락 거리고 있네요. 오~ 금방 동네 숲 쪼꼬미 새들한테 소문 날 것 같습니다 :)
잠깐 떨어져서 누가 오나 지켜봤습니다. 오던 쇠박새 한 마리만 계속 들락 거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쇠박새가 오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다른 새들 오는건 금방일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잠깐 머무는 동안 근처에 쪼그만 새들도 있었지만 직박구리, 까치, 물까치, 멧비둘기, 청설모 같은 덩치 큰 애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왕이면 먹이통에 쪼그만 새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는데 실상은 얘네들이 와서 다 먹어 버릴것 같은 느낌. 그래도 뭐 괜찮습니다. 얘네들도 먹고 살아야 되니깐요. 다만 다 먹지 말고 쪼꼬미들 먹을건 좀 남겨줬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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