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은 덥지 않은데 습도가 높아 제법 더운 날씨에 경복궁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먼저 동쪽으로 가니 개암나무 열매에 눈이 갑니다. 혹부리영감 이야기 속에 나왔던 그 개암입니다. 개암 깨무는 소리에 도깨비들 놀라 달아나버리고 혹부리영감은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봄에 꽃은 많이 보이는데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 익은 열매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익은걸 본건 딱 한 번. 물론 그 한 번으로 개암 맛을 보긴 했습니다. 그런데 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최소한 한 주먹은 먹어야지 맛이 어떻다 저떻다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먹을만큼 익은 개암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 이렇게 열매가 많이 보다니.. *.* 하지만 여기거는 먹을수가 없는거라(경복궁 안에 있는걸 막 따 먹을순 없을테니깐요). 저한테는 그림의 떡 같은 개암 열매네요.
개암나무를 지나 조금 더 가니 꼬리조팝나무 꽃과 어우러진 건춘문이 예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은행나무가 있는 경복궁 풍경.
지난주 파란 배경에 하얀 구름이 떠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찍었으면 훨씬 더 예쁜 모습이었을텐데 오늘은 저 멀리 인왕산도 쨍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한바퀴 돌면서 지금 피고 지는 꽃들을 살펴봤습니다.
도라지, 비비추, 원추리, 참나리가 한참입니다. 이 외에 범부채도 있었지만 사진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자경전을 지날 즈음 왼쪽에 공사 때문에 출입통제 되었던 곳이 이제는 들어가도 되나 봅니다. 그동안 막아놨던 가림막이 없어졌네요. 예전에 자경전 꽃담에서 후원 가는 길로 흥복전쪽 복원 공사하느라 잠시 막아놓은 곳입니다. 아직 자경전 꽃담에서 후원 가는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공사는 마무리 된 듯 하고 지금 닫혀 있는 문도 조만간 열리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자경전 꽃담쪽에서 후원으로 가는 길 오른쪽에 보면 앵두 같은 열매가 눈에 띕니다. 위 사진에 보면 왼쪽입니다.
조금 가까이 가서 보면 아래 사진 속 모습입니다. 현장에서 볼 때는 이스라지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보니 '산옥매'인 것 같습니다. 기억을 더듬에 보면 분홍색 꽃이 폈던것 같고 잎도 이스라지도 보다 조금 더 길어 보이고 잔가지도 약간 갈색인 것이 산옥매가 맞는것 같습니다. 경복궁에서 10년 넘게 자원봉사 활동하면서 들락 거렸음에도 이렇게 열매가 익은 모습을 본 것이 처음이라니 요맘때 너무 무심했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혹시 그 동안 산옥매 꽃을 찍은 것이 있나 경복궁 사진들을 뒤져 봤는데 꽃 사진은 없네요. 내년엔 산옥매 꽃을 찍어봐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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