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다니는 산책로 옆 참나무에 청딱다구리가 둥지를 만들었습니다. 구멍속에서 나오는 소리에 새끼들이 안에 있음을 알 수 었습니다. 땅에서 한 1m쯤, 그리고 구멍 크기는 조금 컸습니다. 오색딱다구리나 큰오색딱다구리와 차이남을 알 수 있네요. 어쩌면 이렇게 지면에서 좀 낮게 둥지를 만다는것도 청딱다구리의 특징일수도 있겠다 생각들었습니다. 예전에 저만한 둥지가 이처럼 지면에서 낮게 뚫린걸 본적이 있어서요.
15미터쯤 떨어져서 잠시 관찰해 봤습니다. 어미새들이 먹이 물고 올때까지 기다려볼까 하고 한 10분쯤 앉아 있었는데 내 예상과 달리 딱따구리 한 마리가 구멍에서 머리를 쑥 내밉니다. 잉? 구멍안에 있었던가요?
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민 딱다구리 아빠는 아무래도 나를 의식했는지 내밀었던 머리를 다시 쏙 집어 넣고 한 2~3분쯤 흘렀을까? 다시 머리를 내밀더니 휙~ 날아갔습니다.
자~ 이제 날아갔으니 먹이를 물고 오겠지?. 기다려보자.
한참 기다렸습니다. 올때가 된 것 같은데 안보입니다. 주변 나무에 앉았다 구멍 둥지로 올것 같아 주변에 있는 나무들을 번갈아가며 살펴봅니다. 어느 나무에 앉을지 몰라서요. 그러다가 어느순간 봤더니 이미 구멍에 메달려 있는 청딱다구리.. 잉? 언제 왔지?
이렇게 메달린 청딱다구리는 계속 주변을 살피며 안으로 들어가지 않네요. 그러기를 한 2~3분.. 이 둥지 있는 위치가 숲 길가라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그러면 딱다구리는 뒤로 몸을 숨기더니 위로 올라가버립니다. 새끼들한테 먹이는 언제 주누?
그런데 다른 새들과 좀 다른 점은 분명 저 입 안에 먹이가 들어 있을텐데 보통 이맘때 새끼들 먹이로 애벌레일텐데 부리에 애벌레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왤까? 그러다 생각한게 혹시 꼭 다물어진 부리속에 개미들을 갖고 온건 아닐까 싶습니다. 청딱다구리는 흰개미나 개미들을 많이 먹는다는 이야길 들은적이 있거든요.
사람이 지나간 후 다시 몇 분 후 뒷걸을질치며 밑으로 내려와 다시 이렇게 구멍에 메달립니다.
다시 또 사람이 지나갑니다. 그러면 또 뒤로 숨었다가 한참 후 뒷걸음질쳐서 내려와 구멍에 메달려 동태를 살핍니다. 안들어가는 아무래도 나 때문인가 싶긴 합니다. 나름 쪼금 멀리 떨어졌다 생각했지만 얘들한테는 경계심을 풀 수 없나 봅니다. 그러게 두번 머뭇거리던 청딱다구리는 세번째 드디어 안으로 쏙 들어갑니다.
그렇게 들어간 청딱다구리는 또 한참 후에 이렇게 머리를 쏙 내밉니다. 다시 먹이를 구하러 나가려나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왠걸 다시 머리를 집어 넣더니 한 20분이 넘게 기다려도 나오지를 않습니다. 보통 이맘때쯤 어미 새들은 부지런지 먹이 잡아다 먹이고 똥 치우고 하느라 바쁜데 이 청딱다구리는 좀 다르네요 한 번 먹이 잡아 오는 시간도 20~30분 정도 걸리고 먹이 먹이고 난 후에 바로 나오지 않고 원래 그런건지 얘만 이런건지 조금 궁금하네요.
그러는 사이 엄마 청딱다구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엄마 청딱다구리는 아빠보다 더 예민해 보입니다. 옆에 나무에 앉더니 잠깐 있다 더 떨어져 있는 나무로 날아가버립니다.
엄마 청딱이 구멍 속에 들어가는거 보고 싶어 한 10여분 기다려봤는데 올 생각을 안하네요. 안되겠습니다. 자리 비켜줄께.. 방해해서 미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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