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따는거 도와드린다는 핑게로 며칠 집에 다녀왔다.
1월과 2월이 한가하기도 하고 애 방학도 그때라 주로 집에 가는 게 1월에서 2월에 가서인지 이렇게 귤 따는 시기에 간 기억이 없다. 아무래도 이때 집에 간 건 집 떠난 후 처음인가 싶기도 하다.
여튼 어머니 팔 다친 핑게로 귤도 따 드리겸 집에 내려가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귤 딴건 얼마 안된다. 6일정도 머물면서 고작 35박스정도? 익숙한 사람이 따면 반 나절이면 다 딸 정도가 전부. 그래서 귤 따러 가요 라고 하기엔 쪼금 쑥쓰러운 그래서 핑게라고 한거다.
네발나비
날씨가 참 따뜻했다. 나비가 날아다닐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지 않을까.
귤 밭이 넓지 않은데 그것도 거의 대부분 전 주에 언니네 가족이 와서 따고 내가 왔을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다며 일부러 조금 남겨 놓은 귤. 내 몫인 셈이다.
귤 밭 주변에 까치가 여러 마리 보인다.
우리 집 귤도 많이 쪼아 먹었을텐데 이 까치들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자면, 까치들이 제주에서 보이건 불과 30년 정도 밖에 안된다. 1989년 아시아나 항공사가 첫 취항 기념으로 비행기에 실고 와서 제주에 풀어 준 것이 지금 까치들이 제주에서 보이게 된 시작이다. 그 이전까지는 까치가 없었고 이후 제주 전 지역에 퍼져 귤을 쪼아버리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줘서 현재 까지는 제주에서 유해 조수로 지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좋다고 데려갈땐 언제고 이젠 피해 준다고 잡아 없애는 상황이라니 좀 웃긴 상황인거다.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다.
우리집에 개가 두 마리 있다. 암놈, 숫놈인데 여기서 웃긴게 우리 어머니는 개들 새끼 낳는게 부담스럽다고 둘 다 숫놈인줄 알고 키웠다고 한다. 어떻게 개의 암수를 헷갈릴수 있는지 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어쨋는 어머니 말씀으론 그랬다. 그래서 개가 새끼 가진 줄도 모르고 있었다가 어느 날 지나가던 목사님이 오셔서 개가 새끼 가진것 같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그렇다보니 이 녀석의 출산일도 언제인지 알 수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우리가 집에 간 다음날 아침에도 없던 녀석이 점심때쯤 집 안에 다섯 마리 새끼가 있어서 잠깐 집이 술렁 거렸다. "어머니~ 개가 새끼 낳았어요... 와와.. 신기 신기." 이런 분위기
새끼들 아빠는 모른다. 옆에 숫놈 개가 한 마리 더 있긴 하지만 항상 묶여 있고 견우와 직녀처럼 만날 수 있는 거리가 아니기에 아빠가 될 수 없다고 어머니는 말씀 하셨다. 추측으론 언젠가 지나가던 개가 잠깐 놀다 간 적이 있는데 그 개가 아마 아빠인것 같다고..
어쨋든 다섯마리 개가 나오긴 했는데 우리 어머니 이녀석들 어디로 보내야 되나 걱정이다. 좀 그렇긴 하다. 잘 키워줄 사람들 있으면 좋은데 시골의 실상이 그렇진 않으니..
아래 사진 속 애가 또 다른 개인 숫놈 개.
혹시 자기가 그랬는지 의심할까봐 그런가 왜 이렇게 죄 지은 것처럼 다소곳이 앉아 있는거니? 너 아닌거 아니 걱정 안해도 되. 얘가 사진으론 다소곳 하고 얌전해 보이지만 한 성깔 하는 애다. 낫설다고 정말 지겨울만큼 짖었데는데 그나마 6일 머물면서 수시로 먹을거 주면서 친해 지려고 노력해서 좀 나아졌지 볼때마다 짖는 통에 짜증 만빵이였다. 올때쯤 익숙해서 안 짖었는데 다시 보면 또 짖으려나?
태어난지 얼마 안된 새끼들. 엄마 닮아서 까만건지 아빠도 까만건지 어쨋든 다섯 마리 전부 다 갈색톤이다.
내가 좋아하는 조그만 해안가 고산 자군해.
예전에는 조용했던 곳인데 올래길도 통하고 옆에 엉알 해변이 무슨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많이 알려져 이젠 제법 사람 사람들이 많이 찾아 온다. 예전엔 조용하던 곳이 어렇게 관광지가 된 듯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모습을 접할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이젠 나만의 비밀장소가 아닌게 된듯한 느낌과 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오다니 신기함 등
다른 사람들과 달리 여기 오는 이유 중 하나는 흑로를 보기 위해서다. 몇 년전엔 항상 여기 오면 해안서 놀 고 있는 흑로를 볼 수 있는데 이번엔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다. 며칠동안 틈날때마다 와서 보곤 했는데 결국 보지 못했다. 이전엔 항상 한 두 마리 보였는데 이젠 없는건가?
말리는 오징어들 너머 보이는 곳은 당산봉이라는 오름이다.
예전 학교 다닐때 소풍 장소 중 하나다. 학교 다닐때 주로 많이 갔던 소풍 장소는 사진 맞은 편 수월봉과 바로 이 당산봉이다. 당산봉 사진을 확대해 보면 노란 꽃들이 보인다. 무슨 꽃이 지금 저렇게 많이 피었나 궁금했는데 엉알 해변을 산책할때 보니 국화 종류였다.
당산봉에 많이 피어 있는 노란 꽃은 바로 아래 사진 속과 같은 꽃이다. 감국인지 산국인지 아님 다른 국화종류인지. 산국은 많이 봐서 알겠는데 감국은 실제 야생에서 별로 못 봤다. 산국하고는 달라보이고 그렇다고 감국이라고 단정하긴 어렵고 지금 시기에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이 꽃의 정체는 뭘까?
차귀도 옆에 조그만 섬.
예전엔 눈섬이라고 불렀었다. 우리끼리 그렇게 불렀었는데 그게 정식 명칭인지는 모르겠다.
차귀도.
미세먼지가 많아서 뿌옇다. 이번 기간 내내 미세 먼지 자욱에 흐려서 아쉽게도 청명한 하늘을 보지 못했다.
흑로를 보고 싶었는데 흑로는 못 보고 대신 본 바다 직박구리랑 백할미새.
"얘들에 흑로는 어디 갔니?" 라고 묻고 싶은데 얘네들이 대답해 줄리 만무하다.
흑로 어디간거야.
해가 늬엇 늬엇 수평선 너머로 넘어갈 준비 중이다.
구름 상태로 보아하니 오늘 일몰은 꽝인듯 하다. 그럼에도 해가 질 즈음은 수월봉에 있고 싶어서 근처 수월봉으로 갔다.
수월봉에서..
역시 오늘은 구름이 너무 많아서 일몰이 꽝이다.
수월봉에서 바라 본 풍경
왼쪽이 차귀도, 오른쪽에 조그만 섬이 일명(나만 부르는 명칭) 눈섬. 그리고 그 옆에 해변이 좀 전까지 있던 자군해. 그리고 그 옆으로 올레길이기도 한 엉알 해안길이다.
수월봉 고산 기상대
오늘 일몰은 꽝이네 하면서도 해가 완전히 질때까지 내려가지 못해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데 매 한 마리가 기상대 꼭대기에 와서 앉는다. 아마 이 곳 터줏대감일거다. 오늘 일몰은 별로지만 해가 질 즈음엔 수월봉에 사람들이 일몰 보러 많이 올라온다. 제주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 오름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일몰 보기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새가 질 즈음 갑자기 차가 많아 진다. 오늘도 그렇게 찾은 관광객이 20여명즘 되었었고. 그렇게 일몰 보는 사람들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을 매. 일몰 보러 몇 명이나 왔나 카운터 하는건 아닐런지?
오늘은 이렇게 일몰 보기 실패. 하지만 앞으로 나에겐 4일이 더 남아 있다. 그 사이에 한번쯤은 제대로 일몰 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 날은 수월봉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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