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6
관악산 계곡 주변을 걸어가는데 바닥에 희안한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줄기는 참나무인데 열매처럼 달려있는 것은 도토리가 아니것이 뭘까? 한두개가 아니였습니다. 평소 도토리가 커갈즈음 참나무 아래에 보면 이렇게 가지째 잘려 있는 것은 많이 보이지만 이렇게 도토리가 아닌게 매달려 있는 참나무는 처음입니다.
그렇지만 짐작은 되네요. '사과나무혹벌집' 즉 벌레집인 충영인것으로 보이네요. 주변에 이렇게 가지째 달려있지 않고 하나씩 떨여져 있는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신기한것은 저 가지째 달려 있는건데 보통 저렇게 도토리 가지를 짜르는 것은 '도토리거위벌레'라고 하는 조그만 곤충이지요. 도토리가 달려 있는째 도토리가지를 잘라서 밑으로 떨어트려 놓는 것은 도토리 안에다 알을 낳고 가지를 잘라 놓는 것인데 안에 있는 알이 부화해서 애벌레가 도토리를 먹고 일정기간 자랄 수 있게하기 위한 엄마 도토리거위벌레의 애기 키우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사진속에 보이는 것은 도토리도 아닌데 왜 저 가지를 잘라 놨을까요? 아마도 도토리거위벌레 엄마의 착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토리 나무에 저렇게 열매처럼 생긴것을 도토리라고 착각한 도토리거위벌레 엄마. 저 충영에도 여지없이 조그만 상처가 있더군요. 그 안에 아마 분명 알 하나가 들어가 있을것이라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저 안에는 이미 사과나무 혹벌이 알을 낳아 놓은 상태일거고 한참 자라고 있을텐데 도토리거위벌레 알까지 있으면 둘은 어찌될까요?
같이 있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한분이 이런 대답을 하더군요. "아마도 도토리거위벌레가 살긴 어려울것 같다. 왜냐하면 도토리거위벌레는 도토리를 먹어야 되는데 저거는 도토리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먹을게 없어 살기가 쉽지 않을 듯.."
어찌될지 모르지만 어느정도 그럴듯해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확인은 어렵지만 저 안에서 도토리거위벌레 애벌레와 사과나무혹벌의 영역 싸움에서는 사과나무혹벌의 승으로 예상됩니다.
[↑가지째 잘려져 있는 사과나무혹벌집]
[↑사과나무혹벌집]
[↑보통은 이렇게 하나씩 떨어져 있습니다.]
[↑ 작년에 떨어진 혹벌집]
[↑나무에 이렇게 열매처럼 주렁 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그렇게 '사과나무혹벌집'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나무데크 위에 '도토리거위벌레'가 한마리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주변이 전부 참나무인것으로 봐서 여름 내내 알을 낳고 나름의 임무를 끝내고 죽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쓰러운 마음. 얘는 얼마나 많은 알을 낳았을까... 사람이 자주 왔다 갔다하는 것이라 밣히지 않게 옆으로 옮겨주었습니다.
도토리거위벌레는 사진속에서만 봤는데 실제는 이렇게 죽은 모습으로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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