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 참매가 나타났다.
원래 경복궁을 자기 영역으로 알고 있던 새들은 이 참매 때문에 골치 아프게 된 모양이다. 골치 아픈 정도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듯한 모습.
경복궁 산책 중 시야가 넓게 펼쳐 보이는 큰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참매가 멀리서도 보였다. 경복궁 안에서 맹금류라고 해봐야 그 동안 황조롱이 정도만 봤던지라 참매의 등장은 눈이 반짝일만큼 새로움이다.
[참매의 뒤태]
좀 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기로 했다.
잠깐동안 관찰 결과 그동안 이 곳을 자기 영역으로 알던 새들은 난리가 났다.
먼저 직박구리. 얘를 쫓아내고 싶은데 무서운듯 가까이 오지는 않고 여러마리가 멀찌감치 떨여져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보지만 얘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두번째, 까치다. 까치는 제법 가까이까지 와서 귀찮게 소리도 내고 뭔가 공격의 흉내(?)도 내 본다.
처음엔 이렇게 한 마리가 참매 옆에 와서 소리를 질러 보지만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간간히 신경은 쓰이는지 고개를 돌려 까치를 쳐다보긴 했지만 딱 그 정도까지로 자리를 옮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잠시 후 까치 한 마리가 더 왔다.
아마 얘네가 한 쌍인가 보다. 그리고 둘이서 열심히 소리질러 보지만 그래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참매. 그러다 한번 몸을 까치 쪽으로 획~ 돌렸더니 금새 옆으로 피해가는 까치.
까치는 잠깐 자리를 피했다가 자시 옆으로 와서는 다시 귀찮게 소리를 질러댄다. 나름 끈질기다. 하지만 정작 참매를 한방에 쫓아낸건 큰부리까마귀다. 그렇게 한참을 까치와 참매가 실갱이하고 있는 중에 어디선가 큰부리까마귀 한쌍이 바람같이 참매 옆으로 날라오니 어쩔도리 없이 피해 참매는 날아가바렸다. 그 근처 어딘가 앉아 있긴 할텐데 시간 관계상 더 이상 찾지는 않았다.
참매를 쫓아 낸 큰부리 까마귀.
이처럼 경봉궁은 참매와 기타 여러 새들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참매가 앉아 있던 나무 아래는 아래 사진처럼 깃털이 흩어져 있었다. 까치로 추정되는 새가 누군가한테 잡혀 먹힌듯 싶었다. 그 누군가가 혹시 참매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흩어진 깃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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