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어느 날 아파트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창 밖으로 새 한마리가 슥~ 지나갑니다. 뭘까 싶어 고개를 돌려 보니 새가 창 밖 전나무 위에 앉아 있네요. 아무 생각 없이 쳐다봤는데 그 새는 그냥 앉아 있는게 아니였네요. 둥지에 앉아 포란 중인듯한 모습이였습니다. 오잉~~~ ^^
위치가 창 밖으로 보면 약간 현재 위치에서 11시 방향으로 약간 윗쪽이면서 옆이여서 잘 보이지가 않네요. 옆 창문으로 가면 잘 보일까 싶어 옮겨 봐도 잘 안보이고 위 층에 가서 내려다 봐도 안보이는 참 나름 오묘하고 은밀한 곳에 둥지를 틀었네요. 어쩔수 없이 둥지를 보려면 바로 이 위치에서 약간 어렵게 보는게 최선... (6월 4일 경)
그래서 오며 가며 간간히 들여다보기를 어언 열흘쯤 되었을까요? 드디어 둥지에서 꼬물 꼬물 거리는 모습이 포착 되었습니다. 새끼들이 드디어 부화해서 나왔나 봅니다. 새끼들이 태어나면 밥 달라고 찍찍댈줄 알았는데 의외로 조용하네요. 볼때마다 둥지엔 거의 항상 어미 새가 새끼들과 함께 있습니다. 숫 놈이 먹이를 갖다 주는걸까 싶기도 했습니다. (6월 13일 경 부화)
그리곤 오늘 아침 나가는 길에 여느때처럼 1층 창문으로 들여다보니 텅 비어 있는 둥지. 어제 저녁때까지만 해도 둥지에 있는거 확인했는데 밤새 이소를 했나 봅니다. 생각보다 일찍 이소를 하네요. 내가 넘 들쳐봐서 일찍 서둘렀나 하는 약간의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6월 24일 이소 확인)
그렇게 떠났나 보다 하고 아파트 단지를 걸어가는데 오늘따라 어치의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습니다. 왜 일케 시끄러운걸까 하고 쳐다보니 어치 두마리가 난리가 났네요. 어느 한 곳을 향해 꺡~ 꺡 거리는데 잠깐 멈춰서서 지켜봤습니다. 재네들 왜 그러는 걸까.. 잠시 후 고양이 소리가 들리네요. 그리고 잠시 후 나무와 바위틈에서 나타난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를 보고 덤벼들 듯 깩깩 거리는 어치.. 아무래도 이소한 새끼들과 무관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지금도 간간히 들리는 어치들 소리가 평소와 다르게 유난히 크게 들리네요. 단지 안에 유난히 길냥이들이 많은데 과연 이소한 어치들이 무사할까 나름 걱정이 됩니다.
둥지에서 포란 중이 어치. 어치 꼬리만 보입니다.
어치 둥지는 이렇게 2.5m 정도 되는 전나무에 틀었습니다.
6월 13일 경 부화한 새끼들은 열흘 후인 6월 24일 이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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