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시기쯤 되면 저녁때 솔부엉이 소리가 들렸었다.
솔부엉이 소리 들릴때면 베란다에서 소리 들으며 저 숲 어딘가에 솔부엉이가 있구나,
매해 당연히 오는건가보다 했다.
그리고 굳이 찾아볼 생각도 안했었고..
그러다 어느 해부턴가 솔부엉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때 생각했다.
왜 안올까?
소리 들릴때 찾아볼껄…
그리곤 몇 해가 지났다.
어느 해 4월 중순쯤 저녁때 집에 들어오는데 들려오는 소쩍새 소리
동네 숲에서 소쩍새 소리 듣기는 처음이었다.
며칠 계속 들렸고 어느날은 무척이나 가까운 곳에서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들리는 날은 신기해서 찾아 나서봤다.
이 나무위 어딘가 있겠구나 싶을만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음은 알겠지만
그 야밤에 보일리 만무..
그리곤 이후 며칠 들리다 말았다.
그냥 지나가다 잠깐 머물다 갔나보다 했다.
그렇게 몇해 4월 즈음 소쩍새 소리 듣기가 반복되었다.
여전히 며칠 들리다 말았기에 지나가는 중 소리내나보다 하고 더 관심 두지 않았다.
올해도 역시나 4월 중순쯤 소쩍새 소리가 들렸다.
역시나 지나가다 들렸군 하고 말았는데
며칠 소리내다 안들렸던 소쩍새 소리가
지난 5월 중순 어느 날 아주 작지만 소쩍새 소리임이 확실한 소리가 들렸다.
아니!! 동네 숲에 자리 잡았나?
이후 저녁때마다 잠깐씩 소리가 들려오나 귀 기울여봤다.
멀지만 소쩍새 소리는 거의 매일 밤마다 들렸왔다.
확실했다. 저 숲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구나.
반가움과 기대감.
어쩌면 소쩍새를 볼 수 있다는????
어디쯤에서 소리가 나는것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맘 멈고 남편을 대동하고 밤 산책을 나섰다.
그런데 그날 따라 조용하다.
숲 입구에서 잠깐 기다려봤다.
한 20분쯤 기다렸더니 들려오는 소쩍새 소리.
올커니~! 어디니? 하면서 소리를 따라 가는데 중간에 소쩍새랑은 다른
익숙한 소리가 잠깐 잠깐씩 들렸다.
앗!! 이것은 솔부엉이????
몇년전 들리다 이후엔 발길(?)을 끊은줄 알았던 솔부엉이 소리를 듣을 것이란
생각은 못했기에 깜짝 놀랐다.
어쩌면 우리집 베란다에서 소리가 안들렸을뿐
이후에도 솔부엉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밤마다 소리를 냈을지도 모르겠다.
여튼 소쩍새 소리 쫓아 왔다가 생각지도 않은 솔부엉이 소리를 듣게 되어서
혼자 흥분했다.
남편은 옆에서 시쿤둥..
조용히 귀 기울여 들어보니 두 군데서 들렸다.
최소한 두 개체가 있다는 뜻이다.
암,수일까?
보통 새들이 song을 내는 것은 수컷이라지만
올빼미종류들이 밤마다 소리 내는 것도 같은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소쩍새와 올빼미는 한쪽에서 소리 내면 다른 쪽에서도 소리를 내서
song의 개념 외에 암,수가 서로 ‘나 잘 있어’ 하는 의미로 주고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튼 기대 된다.
어쩌면 올 여름이 가기 전 동네 숲 산책하다 어느 날 위를 쳐다봤다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솔부엉이와 소쩍새를 만날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물론 그건 엄청 운이 좋아야만 가능한거겠지만 누가 아나… ^^
앞으로 동네 숲에 갈땐 자꾸 나무 위를 쳐다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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