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조롱이 지나갈때가 되었다.
이맘때쯤 파주 공릉천변에 논 주변에서 잠자리 잡는 모습 혹은 줄줄이 전깃줄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시간이 되면 파주 공릉천을 한 바퀴 돌아보곤 하는데 마침 연휴 끝물에 시간이 나서 잠시 나가봤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파란 하늘이 참 잘 어울리는 가을 모습이다.
간간히 조생벼 수확한 곳이 보이지만 아직까진 대부분 수확 전인 모습.
햇볕이 따갑고 날씨가 덥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바퀴 둘러보는 동안 비둘기조롱이는 보지 못했다.
아직 온라인상에도 비둘기조롱이 사진이 올라오지 않는 것을 보면 왔는데 못본것보다는 안온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더라도 극히 소수의 숫자만 왔던가…
한 해 한 해 보여주는 모습이 달라서 결국 이렇게 개체수가 극감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여튼 그렇게 비둘기조롱이는 못 보고 대신 본 것은 무리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들.
제법 많은 개체수가 무리지어 날아가는 모습에 반가우면서도 한편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계속 바뀌는 환경에 지난 봄 떠났다가 다시 왔을때 달라진 모습에 당황하진 않을까 하는 마음.
어느 한 개인이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그냥 안타까운 마음으로 맞이해주고 또 떠날때 잘 다녀오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여튼 다시 돌아오니 그냥 반가운 마음만 표해 본다.
기러기들 무리는 곳곳 관찰되서 제법 많은 개체가 돌아온 것 같다.
유난히 조금 이르게 보이는 것 같은건 그냥 내 생각일뿐인지 원래 이맘때쯤 이정도 보이는것인지 조금 아리송하다.
비둘기조롱이를 보지 못해서 파주공릉천 한 바퀴 더 돌아볼까 하다 그냥 문산 장산전망대나 갔다 와야 되겠다 싶어 근처 두부 전문점에서 점심먹고 문산으로 향했다.
지난 겨울에 처음 와보곤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이 좋아 그 후 몇 번 왔었는데 가을에 보는 풍경은 어떨지 궁금했다.
바로 아래 황금빛 들녁도 기대 되고…
생각했던 것 만큼 황금빛 들녁은 아니였고 바로 앞에 단풍잎돼지풀이 나무처럼 자라서 풍경을 가리는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역시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참 멋지다.
쪼금 아쉬운 바로 앞 황금빛 들녁, 그리고 임진강변, 멀리 겹겹히 보이는 산자락들. 그리고 예쁘게 피어 있는 여뀌 꽃.
텀블러에 커피 한잔 싸들고 가서 저녁 노을 질때까지 앉아 있다 왔다.
좋다!
다만 아직은 한낮의 햇볕이 따갑다!
그래도 그냥 참고 앉아 있었더니 해가 너머로 지면서 그늘 지고 그럭 저럭 괜찮았다.
그러다 해 질녁 즈음엔 반팔이 춥다 느껴질만큼 쌀쌀해졌다.
이젠 진짜 가을이구나 싶은 날씨다.
해가 바로 앞 산너머로 지면 참 멋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진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뒤로는 하룻밤 보내기 위한 텐트들이 여러동 설치되어 있다.
이 곳이 캠핑 좋아하는 사람들한텐 나름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다.
언제고 나도 기회되면 작은 텐트 하나 들고 와서 여기에 펼치고 하룻밤 보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하지만 사실 그렇게 하기엔 용기가 좀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만 굳이 그런데 용기 낼 필요없이 그냥 오늘처럼 커피 한잔 들고 와서 벤치에 앉아 쉬는 정도로도 그닥 나쁘진 않으니 그냥 오늘처럼만 하는 것으로 하자.
여튼 오늘 하루 뭔가 평화로운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요보기 좋은 날. 구름, 일몰, 달이 예뻤다. (0) | 2023.09.21 |
---|---|
비 오는 날, 앞쪽엔 해 뜨고 뒷쪽엔 무지개 뜨고 (0) | 2023.08.23 |
비 구름이 몰려 오는 중 (0) | 2023.08.22 |
태픙 전야 2023. 8. 9. (0) | 2023.08.09 |
배롱나무 꽃이 피는 시기 (0) | 2023.08.01 |